5일(현지시간)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러시아는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5일(현지시간) 발표하며, 유럽 국가들의 관련 구상을 일축했다.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개국이 휴전 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군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반응이다.
로이터(Reuters)와 리아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EF, Eastern Economic Forum)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이 외국, 특히 유럽과 미국의 군대에 의해 보장되고 제공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로 아니다.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모든 안전보장은 2022년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논의했던 휴전 협상 초안에 모두 들어있다는 러시아의 기존 주장을 재차 피력했다.
당시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안전보장을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회담할 준비가 됐다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제안한 것이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젤렌스키는 항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화하기 위해 초대됐다"며 "그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회담에 개방적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러 정상 간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매우 신속하게 조직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현재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
북한 조선중앙TV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의 전투 영상 기록물을 지난 8월31일 저녁 9시10분께 공개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과 관련해서는 "그들(북한군)은 그곳(우크라이나)에 배치되지 않았다. 북한 군대는 러시아 연방 영토에 배치되어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작년 10월 1만1천여 명 규모로 파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한때 점령했던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탈환 작전에 참여했다.
러시아는 지난 4월 북한군의 도움으로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몰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열린 북한 김정은과의 북한-러시아 정상회담에서 파병 북한군에 대해 "러시아는 현대 신(新)나치즘에 맞선 싸움에서 북한의 역할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