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공학자' 공룡 멸종 전(아래)과 후 지형 변화 상상상도
연구팀은 공룡이 숲이 울창하게 자라는 것을 막아 강의 흐름을 방해했으나, 6천600만년 갑작스러운 멸종 후 숲이 울창해지면서 퇴적물이 안정화되면서 물길이 넓게 굽이치는 강으로 모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사진=Julius Csotonyi/연합뉴스
미시간대학교 루크 위버 교수팀은 16일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공룡 멸종 직전·직후 미국 서부 지층의 갑작스러운 지질학적 변화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위버 교수는 “이것은 공룡 멸종 직전과 직후 암석층이 뚜렷이 다른 이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며 “지구가 소행성 충돌 같은 대재앙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6천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인한 6차 대멸종(K-Pg, Cretaceous-Paleogene·백악기-고제3기) 경계 지층의 변화는 해수면 상승이나 우연으로 설명됐으나, 연구팀은 공룡의 생태계 영향력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몬태나주 동부와 노스·사우스 다코타 서부의 윌리스턴 분지, 와이오밍 북중부 빅혼 분지 지층을 조사했다.
공룡 멸종 후 쌓인 포트 유니언 지층(Fort Union Formation·포트 유니언 지층)은 다양한 색깔의 줄무늬 형태로 호수 퇴적물로 여겨졌으나, 분석 결과 강 곡류부(point bar) 퇴적물로 확인됐다.
주변 갈탄층은 울창한 숲과 안정화된 하천 존재를 시사한다.
K-Pg 경계 아래위 1센티미터(1cm) 붉은 점토층에서 이리듐(Ir, Iridium·이리듐) 농도가 일반 퇴적물보다 1천배 높아 소행성 충돌 증거를 뒷받침했다.
위버 교수는 “공룡 멸종 전 공룡이 식물을 쓰러뜨려 잡초 지형을 만들며 강이 자유롭게 흘렀으나, 멸종 후 숲이 확산돼 물길이 넓게 휘도는 강이 형성됐다”며 “공룡은 거대 생태계 공학자였다”고 밝혔다.
그는 “K-Pg 대멸종은 인간의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상실로 지구 기록이 어떻게 달라질지 교훈”이라며 “우리 평생 변화는 지질학적으로 순간적 사건처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공룡 멸종 후 숲 확산이 강·퇴적물 패턴을 재편했다”며 인간 활동의 지질학적 영향을 비유했다.
※ 출처 :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Luke Weaver et al., 'Dinosaur extinction can explain continental facies shifts at the Cretaceous-Paleogene bound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