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참모총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사진=한화오션/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양국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A)'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15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직접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 조선업의 뛰어난 기술력과 유지·보수·운영(MRO,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역량을 현장에서 확인하며, 한미 동맹의 범위가 조선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일정으로 평가된다.

◆ 커들 총장, 한화오션 MRO 현장과 스마트 공장 기술력 확인

한화오션은 16일 커들 총장이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관 대사대리 등과 함께 거제사업장을 찾아 전시실을 시작으로 조립 공장과 특수선 안벽 등을 두루 살펴봤다고 밝혔다.

이날 한화오션에서는 김희철 대표이사와 어성철 특수선 사업부장 등이 커들 총장 일행을 맞이했다.

커들 총장은 한화오션이 엠알오 작업을 진행 중인 미국 해군 보급함인 '찰스 드류함(USNS Charles Drew)' 앞에서 한화오션의 기술력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3년 8월 미 해군 군수 지원함 '윌리 쉬라함(USNS Wally Schirra)'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에는 '유콘함(USNS Yukon)', 2024년 7월에는 '찰스 드류함'까지 국내 조선소 중 최초이자 최다 엠알오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윌리 쉬라함과 유콘함은 이미 엠알오 작업을 마치고 미 해군에 인도되었으며, 찰스 드류함은 내년 1월 인도를 목표로 막바지 정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커들 총장은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선 블록을 제작하는 조립 1공장에서 선박 보강재 10개를 동시에 자동 용접하는 '론지' 자동 용접 장비와 선박 블록 용접 로봇인 '단디'와 '인디' 등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화오션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준공된 한화오션의 특수선 제4공장은 스마트 통합 관제로 에이아이(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반의 설비 및 에너지 관리 플랫폼을 적용하여 탄소 중립에 걸맞은 공장으로 구축되었다.

또한 배관 제작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배관 절단 및 구부리는 과정이 자동화되어 생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미국 해군참모총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사진=한화오션/연합뉴스


◆ 'MASA' 프로젝트 통한 한미 조선 협력 확대 및 함정 건조 포부

한화오션 경영진은 커들 총장에게 회사의 우수한 납기 능력과 함정 솔루션 등을 제시하며 엠알오 사업을 넘어 함정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는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 기조에 맞춰 '마스가(MASA)'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커들 총장의 방문은 한미 양국 간 조선 협력이 단순한 엠알오를 넘어 함정 건조 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반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ct)'을 통해 미 해군 함정의 외국 내 건조를 금지하고 있으나, 해군력 재건을 위한 조선업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뛰어난 조선업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다각도로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커들 총장 또한 미국이 조선 능력을 강화할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으며, 한국이 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미국 내 투자를 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에서 미국 선박 건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