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마가(MAGA) 세력이 추모하는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의 죽음에 환호하거나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외국인들을 추방하기 위한 절차를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사회의 가치와 안보를 위협하는 극단적 폭력 행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초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 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우리 동료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을 맞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언했다.

이어 "비자 취소가 진행되고 있다. 당신이 비자를 받아 여기에 와서 정치적 인물의 공개 암살에 환호하고 있다면 추방될 준비를 해라. 당신은 이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Fox News) 인터뷰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며 강력한 법 집행을 예고했다.

그는 "비자는 당신이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에 개입하게 될 사람들을 우리나라로 초청할 생각이 없다"면서 "미국으로 와서 정치적 인물의 살해, 처형, 암살을 축하하는 것 같은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줘서는 안 되며, 그들이 이미 여기에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여 국가의 정체성을 수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마가(MAGA) 지지자들은 우파 진영에서 영향력이 큰 청년 활동가 커크가 지난 10일 살해되자 이를 "좌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커크의 죽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을 맹비난하며 강력한 보복을 시사해왔다. 이는 커크 암살 사건이 단순한 범죄를 넘어 미국 사회의 이념 갈등이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된 심각한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정치적 폭력 자체에는 동조하지 않으면서도, 커크가 생전에 백인 우월적인 주장을 하고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를 조장했다고 지적하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에 더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커크의 암살 사건을 이용해 "분열에 불을 붙이려 한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해충(vermin)'이자 표적으로 삼아야 할 적이라고 불렀다"는 비판을 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긴장이 고조된 지금과 같은 순간에는 대통령의 책무 중 하나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지만, 이는 국가 안보와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 필요한 시점에, 사태의 본질을 외면한 채 공허한 통합론을 내세우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근본 가치를 수호하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단호한 행보는 국가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에게도 관용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