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비판하는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여당의 사퇴 요구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17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공식 부인하자, 이를 "저열하고 파렴치한 정치 공작"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강력히 비판했다.

사법부 독립 훼손을 시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사실무근의 '한덕수 회동설'을 날조하고 존재하지도 않은 발언을 꾸며내 대법원장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며 "사법부의 머리채를 붙잡고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사법부의 독립은 헌법이 보장한 불가침의 가치이고, 이를 흔드는 날조와 선동은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국가적 범죄"라고 강조하며 "사법부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한 정치 공세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단순한 정쟁을 넘어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부승찬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 후인 지난 4월 7일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하며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를 통해 '최근 정치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공식 부인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또한 조 대법원장과 만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당시 참석자로 거론된 전직 검찰총장도 만남 자체를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