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헌 발굴과 연구에 헌신해 온 강순애 한성대 명예교수가 오랜 기간 수집한 귀중한 자료들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하며 '강순애 문고'가 조성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강순애 교수가 고문헌과 문서, 목활자, 인쇄 도구 등 총 324책을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지난 9월 18일 밝혔다.
이는 특히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예수셩교 요안내복음전서' 등 학술적 연구 가치가 높은 희귀 자료들을 포함하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지학 분야의 권위자인 강 교수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했으며,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강의하며 다양한 고문헌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해 왔다.
이번 기증 자료 가운데 '예수셩교 요안내복음전서'는 역사적, 연구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스코틀랜드 선교사인 존 로스(John Ross)와 존 매킨타이어(John Macintyre)가 조선인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등과 함께 국문으로 번역하여 1882년 중국 선양(瀋陽) 문광서원에서 간행된 최초의 한글 번역 기독교 성서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 자료에 대해 "현재 국내에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희귀한 자료"라고 설명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선 후기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활자.국립중앙도서관
이번 기증에는 '예수셩교 요안내복음전서' 외에도 '누가복음', '주교요지' 등 귀한 고문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조선 후기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활자 1천382자, 책 표지 문양을 만드는 데 쓰인 능화판 등 한국 인쇄 문화사 연구에 중요한 실물 자료들도 함께 기증됐다.
강순애 교수는 기증 소감을 통해 "그동안 모은 고문헌을 연구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수집한 문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강 교수의 기증식은 오는 9월 22일 오전 11시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순애 교수의 소중한 기증으로 새롭게 조성될 '강순애 문고'는 다음 달인 10월부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일반 독자와 연구자들이 직접 열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기증을 통해 국내 고문헌 연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중요한 문화유산 보존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