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좌)과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사진=주북 중국대사관 SNS 캡처/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중국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북중 관계 강화 움직임이 관측되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 평양에서는 북중 당국자들이 만나 전략적 소통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북한주재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는 전날 대사관에서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동하여 북한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 성과를 논의하고 교류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같은 시각 조현 외교부 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및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한 것과 맞물려 미묘한 외교적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는 지난 17일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양국 최고지도자 간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잘 관철·이행하고 싶다"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각층의 왕래를 밀접하게 하는 한편, 실무 협력을 심화하여 북중 우호협력 관계의 새롭고 더 큰 발전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박명호 부상도 "북중 정상 간의 만남이 양국의 전략적 소통 강화, 정치적 상호신뢰 심화, 우호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고 화답하며 "이는 세계에 북중 우의의 깊은 토대와 견고함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 최고 지도자의 숭고한 뜻에 따라 각층의 교류를 강화하고 각 영역에서의 협력을 심화하여 북중 간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가 끊임없이 새로운 단계에 오르도록 추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왕 대사는 이번 북한 김정은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양국 최고 지도자들이 북중 관계의 공고한 발전 등에 대해 일련의 공동 인식을 이뤘다"며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청사진을 기획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부상 역시 이 만남을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규정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정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
북한 김정은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4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북한 김정은은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하여 지난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및 리셉션 등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며, 다음 날인 4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북중은 운명을 같이한다"며 "북한과 고위급 왕래 및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이해와 우의를 심화하고 싶다"고 밝혔고, 김정은 역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 우호는 변할 수 없다"고 화답하며 양국 간의 굳건한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10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중국 고위급 인사가 방문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답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 주요 내용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북중 간의 움직임과 같은 시각, 조현 외교부 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다음 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과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한국 정부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에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한중 간에 지속적으로 소통하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