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와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8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정모 전 비서실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등 4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총재는 전날 9시간 30분 소환조사 후 하루 만에 신병 확보가 시도된 사례다.
박상진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한학자 총재와 정모 전 비서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저간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증거인멸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판단했다”며, 한 총재가 출석요구(8일, 11일, 15일)에 불응하고 권성동 의원 구속(16일) 후에야 17일 자진 출석한 점을 비협조적 태도로 봤다.
한 총재는 2012년 9월 총재 취임 후 처음으로 구속 기로에 섰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와 공모해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1억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권 의원은 이 혐의로 16일 구속됐다. 또한 한 총재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교단 자금으로 이를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 2022년 10월 원정 도박 의혹 관련 증거인멸을 윤씨에게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를 받는다.
'통일교 청탁' 한학자 총재-권성동 의원 주요 혐의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구속 여부를 가를 법원 심사가 오는 22일 열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오후 1시 30분 한 총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영장에 적시된 혐의명은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등 크게 네 가지다.사진=연합뉴스
한 총재는 전날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인 집단 입당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2022년 2~3월 권 의원에게 금품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의혹은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 총재는 쇼핑백 전달은 인정했으나 금품 제공은 부인했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당원명부 자료를 확보해 입당 의혹을 확인하고 권 의원을 재소환해 정당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윤씨 공소장에는 통일교가 ‘정교일치’ 이념 실현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청탁했다는 내용과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고 적시됐다.
통일교는 이를 윤씨 개인의 일탈로 주장한다.
통일교는 이날 “한 총재는 책임 있는 태도로 절차에 임했는데, 강제 조치는 부당한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정모 전 비서실장은 천무원 부원장으로, 한 총재의 공범으로 적시됐다.
그는 지난달 8일과 20일 조사받았다.
두 사람은 미체포 피의자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다음 주 초반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