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상황

지난 26일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약 10시간 만에 초진됐다. 이 불로 내부에 있던 리튬이온배터리 팩 384개가 모두 소실됐다. 27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발생한 불이 이날 9시간 50분 만에 꺼졌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NIRMS, National Information Resources Management Service) 전산실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 시스템 마비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클라우드 환경의 이중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태가 커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3년 전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 관리 도구가 이중화되지 않아 대규모 장애가 발생했던 문제가 '행정부 버전'으로 되풀이된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국내 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화재가 난 전산실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자체 운영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환경인 'G-클라우드 존'에 해당한다.

이 구역의 재난복구(DR, Disaster Recovery) 시스템은 서버 DR과 클라우드 DR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 환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정자원은 서버의 재난복구 환경은 갖춰져 있었으나, 클라우드 재난복구 환경은 구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클라우드 운영체계의 경우 똑같은 환경을 갖춘 '쌍둥이' 클라우드 시스템을 지역적으로 떨어진 곳에 갖춰놓고 화재 등 재난 상황 발생 시 같은 기능을 맡도록 하는 서비스 이중화(백업)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재난복구 시스템이 서버 재난복구로 절반 정도만 갖춰져 있다 보니, 이번 화재로 정부 시스템 다운이라는 속수무책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Kakao)는 먹통 사태 이후 재난복구 시스템을 데이터센터 3개가 연동되는 삼중화 이상으로 고도화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불이 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국정자원 대전 본원은 공주 센터와 이중화하는 작업이 계획됐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진척이 늦어졌다.

또한 2005년 설립된 대전 본원은 건축 연원 20년 이상으로 노후화 문제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정자원이 2025년 초 클라우드 재난복구 시스템 구축의 세부 방안을 내놓고, 5년 내 순차적 이전 계획을 수립하여 내년부터 상세 컨설팅 작업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이 과정에서 정부 클라우드의 민간 이전이 타당한지 반대 의견 등도 나왔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재난복구 구축이나 민간 클라우드로 순차적 이전 등이 계획된 상황 중에 화재 사고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정부 데이터의 심장이라고 하기에 열악한 환경이었던 것이 맞다"고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로 진행될수록 데이터센터 운영이 정보 흐름의 혈관과도 같아지는데 비상 상황 대비 등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하며 정부 전산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 환경 마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