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휴전 합의 소식에 기뻐하는 가자 주민들.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8일(현지시간) 1단계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년여 간의 전쟁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가자지구 주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로이터(Reuters) 통신과 에이피(AFP, Agence France-Presse) 통신 등은 9일 보도를 통해 휴전 합의 소식에 이날 새벽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거리가 각각 축하 분위기로 들썩였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젊은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손뼉을 치거나 춤을 추면서 휴전 소식을 환영했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앞에는 10여 명의 젊은이가 모여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며 기쁨의 구호를 외쳤고, 남성들이 서로 어깨에 올라타 함께 환호하기도 했다.

주민 아이만 알나자르는 "사랑하는 이들과 친척들을 잃었다"면서도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쁘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 압둘 마지드 아베드랍보는 "휴전이 성사되고 유혈사태가 끝난 데 대해 나만 기쁜 게 아니라 모든 가자지구 사람이 기뻐하고 모든 아랍인들과 전 세계인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 유니스의 다른 주민도 "지금은 지난 2년 간의 살인과 집단학살 끝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오래 기다려온 순간"이라고 전했다.

가자 중부 알마가지 피란민촌에서 생활 중인 한 주민은 휴전 소식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모두가 전쟁 종식, 구호물자 유입, 국경이 열리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간의 폭격과 공포, 굶주림 이후라서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라며 "우리가 다시 태어난 것만 같다"고 덧붙였다.

휴전 합의 소식에 기뻐하는 이스라엘 인질 가족.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가족들이 재회의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

인질 가족들은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 모여 폭죽을 터뜨리며 안도감을 표했다.

아들이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에이나브 잔가우커는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지금 느끼는 기분을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껴안고 입맞춤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줄 것이다"라며 안도감을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이번 1단계 휴전을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잊지 않았다.

아들이 인질로 억류된 하탄 안그레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대한 깊은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