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는 청년들
지난 9월23일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SW융합테크비즈센터에서 열린 2025 청년 굿잡 일자리 박람회 시즌6에서 고교 취업준비생들이 현장 면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기간 지속된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20대 인구가 70대 이상 노령층보다 적어지는 초유의 '세대 역전' 현상이 발생하며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한때 성인 연령대 중 인구가 가장 많았던 20대가 이제는 가장 소수 세대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인구 감소와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 부족,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20대가 노동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한국 경제 활력 저하와 인구 구조 문제 악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12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작년 20대 인구는 전년 대비 19만3천명 감소한 63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세 미만(-19만2천명) 및 40대(-16만9천명)의 감소 폭을 뛰어넘는 수치로,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20대 인구는 지난 2020년 70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4년째 내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년 14만~21만명 수준의 감소 폭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작년 20대 인구는 70대 이상 인구(654만3천명)보다 적어졌다. 이는 지난 1925년 통계 집계 이래 20대 인구가 70대 이상 인구를 밑돈 최초의 사례이다.

이로써 20대는 사상 처음으로 성인 연령대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마이너 세대'가 됐다.

작년 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871만3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780만9천명), 60대(779만1천명)가 뒤를 이었다.

이는 30여년 전 20대가 전 연령대 중 인구가 가장 많았던 상황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노인과 청년(CG).사진=연합뉴스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서 20대의 입지는 오히려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퍼센트(%)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p) 하락했으며, 작년 8월(61.7%) 이후 12개월째 하락 또는 보합을 반복하며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같은 달 20대 실업률은 5.0퍼센트(%)를 기록, 1.0%포인트(p) 상승하며 지난 2022년(5.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대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공개채용(公採)보다는 수시 채용이 확산되면서 막 사회에 진출하는 20대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인협회(FKI, Federation of Korean Industries)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작년 대졸 신입직원 중 경력직이 28.1퍼센트(%)를 차지하며 전년(25.8%) 대비 2.3%포인트(p) 상승, 대기업의 수시 채용 기조가 더욱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제조업 부진과 건설업 불황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점도 20대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회 전반에서 20대의 존재감이 약화되는 현상은 한국 경제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0대가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어려워지면 혼인 건수 감소와 출산 기피로 이어져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대 인구 감소와 고용 애로는 한국 경제의 활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