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 건강보험 진료비가 최근 5년 사이 70퍼센트(70%) 가까이 급증하며 지난해 1조6천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국인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 폭인 36퍼센트(3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외국인 진료비 증가세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은 2019년 9천482억1천만 원에서 지난해 1조5천928억3천만 원으로 68퍼센트(%) 급증했다.
올해 8월까지의 진료비는 이미 1조1천281억 원을 기록해, 연말까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외국인 환자 수는 323만9천383명에서 415만6천101명으로 28.3퍼센트(%) 늘었다.
병원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병원급 의료기관(치과와 한방병원 포함)에서의 외국인 진료비가 6천151억 원에서 9천464억1천만 원으로 53.9퍼센트(%)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과목 중 내과 진료비가 2천984억2천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외과 1천42억8천만 원, 정형외과 996억2천만 원, 산부인과 946억3천만 원, 신경외과 657억4천만 원 순이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 폭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의원급에서의 외국인 진료비는 2019년 3천331억1천만 원에서 지난해 6천464억1천만 원으로 94.1퍼센트(%) 급증했다. 특히 의원급에서는 지난해 기준 치과 진료비가 1천116억6천만 원으로 유일하게 1천억 원을 넘었다.
같은 기간 내국인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66조9천728억 원에서 90조9천177억5천만 원으로 35.8퍼센트(%) 늘었다. 이는 절대액으로는 외국인 진료비의 60배 수준이지만, 증가 폭은 외국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2019년 7조7천803억 원에서 지난해 12조1천658억 원으로 56.4퍼센트(%) 늘었다.
매년 전체 건강보험 수입에서 정부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11에서 12퍼센트(11%~12%)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지원금을 국적별로 구분하여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미애 의원은 "국민 세금인 정부 지원금의 세부 사용처를 항목별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내외국인 진료비와 급여비를 명확히 구분하고 관리할 제도적 장치를 신속하게 마련해 국민이 낸 세금과 건강보험료가 공정하게 쓰이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