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받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 중의원(하원) 총리 지명선거 결과 발표 이후 박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유민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임시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 선거 1차 투표에서 465표 중 과반인 233표를 웃도는 237표를 얻어 제104대 총리로 선출되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참의원에서도 총리 지명 선거가 별도로 실시되지만,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투표를 우선시하는 일본의 의회 시스템에 따라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직이 확정되었다. 이로써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한 이래 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인사하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 중의원(하원) 총리 지명선거 결과 발표 이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나루히토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새 내각을 정식으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기용할 방침이다.
또한 자민당 총재 선거 경쟁자였던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은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 의원은 총무상으로 각각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 10선 의원인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냈으며,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유리 천장'을 깨며 강경 보수 성향의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을 잡았으나,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의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의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로운 연정 상대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며 우여곡절 끝에 총리직에 올랐다.
다만 다카이치 내각의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유신회는 자당 의원이 입각하지 않는 이른바 '각외(閣外) 협력 형태로 연정에 참여하기로 해, 공명당이 국토교통상 등을 맡았던 기존 자민당·공명당 연정보다 협력 관계가 약할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사이에 국회의원 정수 10퍼센트(%) 축소, 기업·단체 후원금 폐지, 선거 출마자 조율 등 4가지 갈등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보수 정책에 제동을 걸었던 공명당에서 개헌과 방위력 강화를 바라는 일본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한층 선명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자민당 196석과 일본유신회 35석을 합쳐도 중의원 과반인 233석에 2석 모자란 231석에 불과해 법안과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첫 여성 총리로 선출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총리로 선출됐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개회한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선거 1차 투표에서 465표 중 과반(233표)을 웃돈 237표를 얻었다.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내각 출범으로 역사 인식이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에서 이어지던 한일 관계의 협력 기조에도 파장이 미칠지 주목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역사·영토 문제에서 강경한 '매파' 발언을 쏟아냈으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도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다.
그는 지난 17일부터 19일 진행된 야스쿠니신사 가을 예대제(例大祭) 기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을 고려해 참배를 보류한 바 있다.
일본 다카이치 내각 각료 명단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강경 보수 성향 행보를 보여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첫 내각에 우익 성향 정치인을 대거 포진시켰다.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뒤 곧바로 내각 인사 명단을 확정했다.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이시바 전 총리가 퇴임 의사를 표명한 9월 초순부터 이어진 국정 공백 사태를 고려해 고물가 대책 수립 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총재 선거 과정에서 재정 확장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취임했던 이시바 전 총리 내각 각료는 이날 오전 총사직했으며, 이시바 전 총리의 재임 기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총리 중 24번째로 긴 386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