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덤타임즈는 지난 2022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창간되어 자유민주주의와 공화국 정통성을 수호하는 언론의 사명을 다짐했다.
그 이전 9월 20일부터 비봉출판사의 『우남 이승만 논설문집』 제1권을 논설 발표일자에 맞춰 연재하며 시스템 점검과 함께 시대정신 복원을 시작했다. 이는 신문의 창간 취지를 구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제1권 연재는 2023년 9월 19일 마치고 제2권은 2024년 1월 29일까지 이어졌으나, 재정난으로 1년 6개월간 휴간했다. 지난 7월 1일 재창간을 통해 연재를 재개하며 이승만 대통령의 언론 철학을 계승한다.
본 연재는 매주 월·목·토 진행되며, 서재필의 협성회 토론회 기록, 23세 이승만이 창간한 『매일신문』 기사, 한성 감옥에서 비밀 집필한 제국신문 논설 등 그의 언론·사상 유산을 조명한다.
1898년 4월 9일 창간된 『매일신문』은 공화국 건국 이념을 알린 최초의 일간신문이다. 반면, 현재 ‘신문의 날’은 1896년 4월 7일 서재필의 『독립신문』 창간일로 제정되어 있다. 당시 서재필은 미국인 신분으로 한국의 정서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
이에 ‘신문의 날’을 4월 9일로 변경해 이승만의 민족 계몽과 공화정 수립의 언론 유산을 기리자고 제안한다. 특히 이승만은 훗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대통령으로 불리며 국가의 기틀을 세웠다.
더프리덤타임즈는 진실을 좇는 보도로 공화국의 미래를 밝히며, 독자와 함께 새로운 언론 역사를 열어갈 것이다.
대한제국 광무 6년(1902년) 12월24일 수요일 제국신문 원문.사진=국립중앙도서관
(세계에 큰 명일)
세월이 덧없도다. 아까가 벌써 어저께요. 어저께가 언뜻 지난달이고, 지난달이 어언간 작년이라. 이렇듯 잠시간에 주년(週年, 편집자 해석: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일주년과 같은 말)이 되어, 주야로 도는 지구가 어느 사이에 벌써 태양을 한 바퀴 돌아 작년 오늘에 섰던 자리에 도박하였으므로(편집자 해석: 도착하여 머무르다, 다다르다), 세계의 만국 만민이 일체로 즐겨하는 큰 명일이 꿈결같이 돌아오니, 한편으로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도다.
대강 슬픔인즉, 세월이 이렇듯 빨리 달아나 유수같이 무장(武裝, 편집자 해석: 완전히 갖추어 빠르게 달려간다)하니 하루 이틀 일 년 이 년에 인생은 점점 늙어 앞길을 재촉하며 세상은 날로 변하여 문명을 다투는데, 우리 이 무심한 인생들은 세상에 있는 날에 성취한 사업은 없고, 국세는 날로 쇠하여 가니 인생에 생겨난 효험이 무엇이뇨. 초목과 같이 썩는 생각이 스스로 비회(편집자 해석: 슬프하는 마음 또는 애통해하는 생각)를 금치 못할지라.
그러나 이 날인즉 만국이 다 같이 즐기는 날이라. 우리는 저 문명 부강한 나라들과 같이 즐길 것은 적으나, 실상은 우리도 또한 같은 하나님의 자녀들이라. 온 세상을 따라 함께 즐기는 것이 옳으리로다.
이날을 즐겨하는 연고인즉, 일천구백이년 십이월 이십오일에 동양 유대국 예루살렘 지방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여 천하 만민의 죄악을 구속하시므로, 오늘날 온 지구상에 큰 교화주(敎化主, 편집자 해석: 사람들을 가르쳐 깨우치고 인도하는 큰 스승, 지도자)가 되실 뿐더러, 이 시대에 개화문명이 다 이 날에 뿌리가 생긴 고로, 이 날을 다만 기독교 받드는 나라만 큰 명일로 여길 뿐 아니라, 교를 아니 받드는 나라에서도 기쁜 날로 크게 경축하나니, 이는 그 십자가가 온 지구상에 어디 아니 꽂힌 곳이 없음이라.
대개 그 사적(편집자 해석: 행적, 업적, 지나온 일)을 상고할진대(편집자 해석: 자세히 살펴보면), 일천구백이년 전에 일개 한미한(편집자 해석: 지위나 신분이 낮고 보잘것없다) 목수 요셉의 아들로 예수가 생겨나시어, 도(道)를 전하여 왈(曰): 내가 만국의 왕이니, 나를 믿고 옳은 일을 행하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하시다가, 필경 세상 사람에게 잡히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열두 제자가 그 도를 전하니, 세상에서 모두 싫어하여 보는 대로 잡아 죽이되 믿고 보는 자 점점 더 늘어, 동양에서 통히 교(敎, 편집자 해석: 종교, 여기서는 기독교)로 인연하여 죽은 목숨이 여러 백만 명이라. 심지어 대한에서도 삼십년 전에 이 서양교로 인연하여 죽는 목숨이 통히 삼만여 명이라.
이렇듯 죽은 것을 볼진대, 그 교가 당초에 이름도 없어졌을 것이거늘, 오늘날 어찌하여 만국 제왕 이하로 십자가 앞에 머리를 숙이지 않는 자 없으며, 각국이 다 연호(편집자 해석: 임금이 즉위한 뒤 특정한 이름을 붙여 해를 세는 방식)를 폐하고 일제히 이 날로 정삭(正朔, 편집자 해석: 올바른 달력)을 기록하며, 이 날로써 제일 큰 명일로 치나니, 부지중에(편집자 해석: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한 만국 제왕에 왕이 되심을 이에 증거하도다. 이 어찌 이상한 일이 아니리오. 사람의 힘으로는 되지 못할 듯하더라.
각국에서는 내일에 남녀노소가 모두 정결한 의복을 입고 각처 교회에 모여 빛나게 경축하며, 서로 예물을 주어, 하다못해 명첩(편집자 해석: 명함이나 인사장) 한 장이라도 서로 바꾸어 기쁜 정을 표하며, 모든 신문과 월보사에서는 경축하는 글을 지어 영광을 찬양하며, 달력과 그림 장이며 혹 책권을 예비하여 그 신문이나 월보 보는 이들에게 일체로 나누어 주나니, 영어로 크리스마스 프레젠트(편집자 해석: Christmas Present, 크리스마스 선물)라 하는 것이 극히 힘써 예비하는 바이라. 우리는 공연히 눈만 높고 힘은 자라지 못하여, 모든 사랑하시는 첨군(편집자 해석: 당시 신문이나 잡지에서 독자들을 높여 부르던 호칭, 여러 분들,존경하는 여러분)들께 다만 명첩 한 장도 보내지 못하고, 다만 마음으로 복을 비노니, 이날을 기쁘게들 지내시기 바라거니와, 우리가 이렇게 빈핍(貧乏, 편집자 해석: 가난하고 궁핍한 상태)함은 다만 남과 같이 밝은 교화의 이익을 받지 못한 연고라. 만일 우리도 영 미국 같이 이 교화를 믿었던들 우리 이천만 형제자매들도 이 날에 남같이 기쁨을 누릴지라.
오는 일 년 동안에는 밝은 빛이 더욱 널리 퍼져, 명년(편집자 해석: 내년) 내일에는 몇 갑절 널리 즐겁기를 기도하나니, 모든 보시는 이들은 또한 이 뜻으로 함께 원할지어다. 대저 나라에 부강문명(편집자 해석: 부유하고 강성하며 문명하다)이 다 정치와 교육에 달렸다 하나, 정치 교육인즉 다 교화(敎化, 편집자 해석: 사람을 가르쳐 바르게 변화시키는 것) 한 가지에서 뿌리가 생기는 바라. 이 뿌리를 다스리지 않고는 가지와 잎사귀가 번성하기를 바랄 수 없나니, 저마다 그 마음에 이 뿌리를 깊이 심은 연후에야 꽃과 열매가 많이 열릴 지로다.
(다음 호는 11월20일 제296호)
※ 편집자 주
· 본문에 포함된 한자어에 대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핵석을 병기하였다. 이는 한 독자가 한자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해 독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로 인해 기사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데 따른 조치다.
· 『우남 이승만 論設文集(논설문집)』 연재는 비봉출판사 박기봉 대표의 협조와 정의로운 자유대한민국수호 시민연대(정자연) 김형수 정책·홍보실장의 지원에 힘입어 진행되었다.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두 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
1970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80년 비봉출판사를 설립하고, 1994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 1996년 한국출판협동 이사장을 역임하며 출판계에 기여했다.
그의 저서 및 역서로는 『맹자』, 『충무공 이순신』(4권), 『조선상고사』, 『조선상고문화사』(신채호), 『삼국연의』(8권), 『독립정신』(이승만), 『우남 이승만 한시집』(일명 체역집) 등이 있다.
박 대표의 열정은 독자들에게 23세 이승만의 민족 계몽 사상과 한성 감옥에서 집필한 논설의 시대적 가치를 생생히 전달했다. 이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독자 중 한 사람은 “이승만의 훌륭한 글들이 교과서에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은 것은 국어학자들의 기만이자 역사학자들의 배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승만의 『독립정신』과 『우남 이승만 논설문집』은 대한민국 건국 이념의 뿌리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더프리덤타임즈는 이 유산이 교과서에 실리며 후세에 전해지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