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특검기소' 첫 재판 출석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병특검은 16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 관련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시작한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오후 1시 30분부터 구치소 내 공무상 접견실에서 대면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에는 호주 도피 의혹 전담인 정현승 부장검사가 직접 나서며 지원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이 배석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서는 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해 변호한다.

해병특검은 약 60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며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영상녹화를 병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수용번호가 표기된 수의를 착용한 상태로 조사를 받는다.

해병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이종섭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배경과 출국금지 해제 과정, 국가안보실·외교부·법무부에 내린 지시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

특히 이 전 장관의 대사 내정 과정에서 자격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진 정황과 귀국 명분으로 의심되는 방산협력회의 급조 배경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종섭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이었으나 대사 임명 나흘 만에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이후 호주로 출국해 대사직을 수행하다 국내 여론 악화로 11일 만에 귀국했다.

해병특검은 그간 외교부·법무부·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대사 내정이 이례적이었으며 자격심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됐고 귀국 명분용으로 방산협력회의가 급히 기획된 정황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직권남용 혐의를 중점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내란·김건희 특검팀을 포함한 3대 특검 중 구치소 방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병특검은 당초 소환조사를 원칙으로 했으나 수사 기간과 변호인단 요청 등을 고려해 두 번째 조사를 구치소 방문으로 결정했다.

수사기관이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옥중조사를 진행한 것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은 다섯 번째 사례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혐의로 구속된 후 검찰 대면조사를 거부해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현승 부장검사는 “준비된 질문지를 통해 호주 도피 의혹의 전말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