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전 국교위원장, 특검 재출석
휠체어를 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재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은 17일 '금거북이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 김건희 여사로부터 선물을 먼저 받은 뒤 답례 차원에서 금거북이를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을 통해 발표된 입장문에서 이 전 위원장은 선물 과정에 청탁이나 적격성 검토서 전달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2021년 12월 내지 2022년 1월 김 여사로부터 시가 100만원대 화장품 세트를 선물받아 2022년 3월 하순경 답례 및 당선 축하 의미로 유사한 가격대의 선물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이 건넨 선물은 시가 190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가리킨다.

변호인은 "선물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어떠한 청탁이나 적격성 검토서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6일과 1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동일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금거북이 선물이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의 대가인지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 판단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4월 12일 은평구 진관사에서 김 여사에게 처음 인사 관련 자료를 건넸다.

같은 달 26일에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금거북이를 전달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어 6월 3일에는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술한 '적격성 검토서'를 전달했으며, 이 무렵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복제품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세한도 복제품의 가액을 50만여원으로 책정했다.또한 그해 6월 10일 '윤핵관'으로 불린 고(故)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국가교육위원장직 내정 사실을 들은 이 전 위원장은 9월 22일 김 여사 측에 한지로 만든 복주머니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복주머니 가액을 21만여원으로 평가했다.

이 전 위원장은 9월 27일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들 선물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 전 위원장의 수사상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할 수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이 전 위원장의 임명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규명 중이다.

이 전 위원장 측은 "단순 축하 선물일 뿐 인사 청탁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선물 전달 시점과 인사 자료 제출 정황을 종합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청탁금지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와 연계돼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