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북한 함경남도 단천발전소 건설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 함경남도 단천 수력발전소에서 가동을 앞두고 5개월 전 심각한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NK News)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고로 인해 발전소의 완공 일정은 더욱 늦춰질 전망이며, 이는 북한 전력 공급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K뉴스 프리미엄 서비스인 NK프로(NK Pro)가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에서 29일 사이 단천발전소의 한 조압수조 상단에서 물이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발전소 전기를 송전선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설비인 스위치야드(Switchyard) 2곳과 이미 완공된 6호 발전소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발전에 필요한 물이 유입되는 도수관(Water Conduit) 끝부분 가까이에 설치되는 조압수조(Surge Tank)는 수량과 수압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하여 수압과 터빈 등에 손상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핵심 시설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물이 유입되는 지점에 설치된 기계식 수문(Sluice Gate) 고장이나 도수터널(Diversion Tunnel) 내부 고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NK프로는 분석했다.

민간 위성서비스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최신 고해상도 사진에서는 파손된 스위치야드 중 한 곳은 완전히 복구된 반면, 다른 한 곳은 부분적으로만 재건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도수관 수리도 대체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조압수조는 아직 재설치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외부 시설 복구율은 85퍼센트(%) 정도로 추정되며, 터빈과 같은 핵심 인프라 설비는 심각한 피해를 면한 것으로 NK프로는 보고 있다.

북한에서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로 건설 중인 단천발전소의 이번 고장 사태는 익명의 북한 연구자 계정인 '@NobodyGerman'을 통해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초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이었던 단천발전소 1단계 건설 사업은 이번 사고로 인해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11월 초까지 '2단계 사업을 착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펼치고 있다.

북한 김정은도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단천발전소 1단계 공사를 비롯한 중요 대상들이 완공의 날을 마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내부적으로는 사고를 철저히 은폐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