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발생한 홍콩 아파트 단지
28일(현지시간)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의 창문이 대부분 깨지거나 녹아내린 상태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각) 홍콩 북부 타이포의 32층 아파트 화재 참사로 최소 128명이 사망한 가운데,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43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대형 화재는 1948년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홍콩에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홍콩 화재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꽃다발
지난 28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인근 공원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다발이 놓여있다.사진=연합뉴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애도 기간 동안 관공서에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 조기가 게양되고, 정부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각종 기념행사는 연기되거나 취소된다고 밝혔다.

홍콩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3분간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했고, 도시 곳곳에 시민들을 위한 조문소와 조문록을 마련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도 이번 참사에 대한 조문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단결을 호소하며 온라인상의 유언비어 등에 단호히 대처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8시 15분 기준으로 소방관 1명을 포함한 사망자는 128명, 부상자는 79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약 200명의 실종자가 있어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건물 리모델링 현장의 대나무 비계
지난 28일 오후 12시 16분(현지시간) 홍콩 북부 퉁 청 거리 인근의 건물 리모델링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대나무로 만든 비계를 밟으며 일하는 모습. 대나무 비계는 이 건물 인근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일어난 대형화재가 빠르게 확산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홍콩에서는 왜 불길이 단 몇 분 만에 크게 번지고 화재경보는 울리지 않았는지, 공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 조사 및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당국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불이 삽시간에 번진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건물 창문과 문을 둘러쌌던 가연성 큰 스티로폼 패널을 지목했다.

크리스 탕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장(보안장관)은 "저층 외부 그물망에서 시작된 불이 스티로폼을 타고 빠르게 위로 번져 여러 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고온으로 대나무 비계(고층 건설 현장에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와 보호망이 탔고 불에 부서진 대나무가 떨어지며 불길이 다른 층으로 번졌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번 화재 이후 비계와 그물망이 설치된 건물 127곳을 조사한 결과 2곳에서 스티로폼으로 창문을 덮어둔 사례를 확인하고 즉시 제거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당국은 27일 공사 관계자 3명을 검거한 데 이어 전날 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와 비계 하청업체 관계자 등 8명을 추가로 체포하며 총 11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