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무장대원
지난 8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인근 자이툰 마을에 시신 수색을 위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차량 옆에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미국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서 요구된 완전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대신 무기 동결 방안을 제안했다.

하마스 정치국원 칼레드 메샬은 10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이 입장을 밝혔다.

메샬은 "완전한 무장해제는 저항세력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팔레스타인인의 영혼을 빼앗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협의 근원이 가자지구가 아닌 시온주의 세력(이스라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메샬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간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무기 보관·동결·비노출 방식을 미국에 설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는 무기 동결 대신 장기 휴전 약속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실용적 사고방식을 고려하면 이 접근법을 행정부에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재국들이 이미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서 제안된 국제안정화군(ISF, International Stabilization Force) 배치에도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메샬은 "이 병력이 가자지구를 이스라엘 점령지로부터 분리시켜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ISF의 가자지구 내부 진출은 점령으로 규정하며 거부했다.

그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United Nations Interim Force in Lebanon)처럼 국경선에만 배치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한 메샬은 하마스가 통치해온 가자지구 행정조직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Palestinian Authority)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에 통합하는 데 협조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가자 측 기술관료 약 40명을 추천했으나 이스라엘의 방해로 진척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 제안에 강경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AFP 통신에 "테러조직은 무장해제될 것이며 가자지구는 비무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20개항 평화 구상 아래 "하마스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0개항 평화 구상을 통해 가자지구의 임시 통치기구로 '평화위원회'를 제시했다.

이 구상은 하마스를 포함한 기존 팔레스타인 정파를 가자 통치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0월 1단계 휴전에 합의했으나, 평화위원회 구성·ISF 배치·이스라엘 철군 확대·하마스 무장해제 등 2단계 실행 방안은 여전히 합의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단계 이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