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청래 대표에게 인사말 하는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방문해 12·3 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의 극단적 갈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쓴소리를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갈등은 참 어려운 문제지만, 국민이 볼 때 참된 갈등이 아니라 당리당략에 입각한 것으로 비쳐 실망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계엄 사태와 탄핵·조기 대선 논란으로 진영 간 충돌이 고조되고, 국회에서 양당 중심으로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현실 정치와 관련해 욕을 먹든 문전박대를 당하든 할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말씀드렸다”며 “오늘은 민주당을 찾아왔지만 국민의힘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경제 양극화·지역·계층·젠더 갈등 중 국민통합의 핵심이 정치라며 “진영 논리에 입각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국민통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위원장은 “국민의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의 진원지가 바로 정치, 국회”라고 직격하며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뭔가 재미있는 현상을 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는 과정에 내란 극복이 있었고, 반드시 단죄되리라는 확신이 있다”며 “헌법이 마련한 궤도를 따라 운항하는 위성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인데, 이 궤도를 벗어난 정치는 이미 헌법적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에게 인사말 하는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이 위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대표는 이에 “역시 명불허전이다. 저와 똑같은 생각, 똑같은 단어를 사용한 분이다. 이 위원장은 저랑 딱 ‘찰떡궁합’인 것 같다”며 “헌법이 나침반이라는 말은 평소에 딱 새기고 있는 말”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의견과 주장은 다를 수 있고, 다른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헌법정신대로 나아가고 헌법으로 국민을 통합하는 게 제일 좋은 것 아닌가. 아주 명쾌한 말씀을 새겨듣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치가 국민 불안의 진원지라는 아픈 얘기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어떻게 하면 국민을 편하게 할 것인지 새기면서 국회와 정치를 잘 운영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비공개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 왜곡죄 신설법에 대해 재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헌 소지를 제거하든지 미루라는 얘길 했다”며 “(정 대표도) 차분히 다 이해를 하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또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관련해 “대법관 회의 동의를 얻어 전담재판부의 법관을 임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 포함으로 위헌 논란을 완전히 피할 수 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