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폴란드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공한 대규모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로부터 충분한 감사를 받지 못했다는 폴란드 국민의 인상을 전달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회견에서 폴란드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노력과 다각적 지원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단호하고 솔직한 대화에서 직접 전달 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우크라이나는 항상 폴란드에 감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서방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을 이어온 나라로 평가받는다.
폴란드는 무기 제공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피란민 100만명 이상을 수용했다.
그러나 전쟁이 4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폴란드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반감과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큰 인적 대가를 치르며 러시아에 맞서 유럽을 방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강력한 연대를 파괴하려 하지만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가 드론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드론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이웃 국가인 폴란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해상 안보 협력 가능성도 언급하며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 시설 참관차 초청했다.
최근 폴란드 영공에 러시아 드론이 20차례가량 침범한 데 이어 북유럽과 동유럽에서 러시아발로 추정되는 드론 출몰이 잇따르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 국가들은 드론 방어 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안보 단결을 보여주는 것으로 러시아에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드론 대처 기술을 전수받는 대신 퇴역 중인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군은 1980년대 옛 소련에서 도입한 미그기를 미국산 F-35와 한국산 FA-50으로 교체하고 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역사학자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발생한 폴란드인 10만명 집단 학살 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의 인정과 유해 발굴을 촉구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문 전날인 18일 폴란드 측 요구에 따라 유해 발굴에 속도를 내는 데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과거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