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로 만나는 '검정고무신'
지난 2023년 8월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경춘선숲길갤러리에서 이우영 작가 추모 특별기획전 '이우영 1972 - 2023 : 매일, 내 일 검정고무신'이 열렸다.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 저작권 관련 분쟁 도중 세상을 등진 고(故) 이우영 작가 일생을 재조명하는 전시는 그해 9월 3일까지 진행했다.사진=연합뉴스


만화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을 둘러싼 고(故) 이우영 작가의 유족과 출판사 간 분쟁이 7년 만에 종결되었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이우영 작가 유족의 손을 들어주며, 불공정 계약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상징적인 판결을 내렸다.

12일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일 형설출판사의 캐릭터 업체인 형설앤과 장모 대표가 유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원심 판단에 중대한 법리 오해나 쟁점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어 이우영 작가 유족이 최종적으로 승소했다.

대책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분쟁을 넘어, 창작자의 권리 보호 부재와 불공정 계약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라며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은 기존 판결의 법적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정고무신' 작가 유족 '저작권 침해 출판사 고소'
만화 '검정고무신'의 고(故) 이우영 작가 아내 이지현 씨가 지난 2024년 11월20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형설출판사의 '검정고무신'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소장 제출에 앞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와 중학생 기철이 형제, 그리고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만화이다.

지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소년챔프'에 연재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가는 앞서 지난 2007년 형설앤 측과 '작품과 관련한 일체의 사업권과 계약권을 출판사 측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9년 11월, 형설앤은 이 작가가 계약을 어기고 부당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이 작가 또한 2020년 7월 형설앤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인 반소를 제기하며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이어진 법적 절차에서 1심 재판부는 이우영 작가의 유족이 형설앤 측에 7천4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1심 판결을 뒤집고 "형설앤 측이 이 작가의 유족에게 4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형설앤과 이 작가 측의 기존 사업권 계약 또한 유효하지 않다고 판시하고 "형설앤은 '검정고무신' 각 캐릭터를 표시한 창작물 등을 생산·판매·반포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양측의 대립이 극심해지고 재판이 길어지는 과정 속에서 이우영 작가는 지난 2023년 3월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