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출석한 권성동 의원
통일교 청탁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권 의원은 2021∼2024년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구속기소)로부터 통일교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8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격적인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법조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검 역사상 불체포특권을 가진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과 향후 절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검보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장 청구는 전날 권 의원을 특검팀 사무실에 불러 13시간 넘게 조사한 지 하루 만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특검 측은 권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직 국회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국회법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서가 접수되면 정부는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해야 하며, 국회의장은 이를 본회의에 보고한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부쳐야 한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구속기소)로부터 통일교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한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갔다는 의혹과,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윤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 역시 들여다보고 있다.
더불어 권 의원이 대선과 총선 등에서 통일교 측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는 대가로 교단 현안이나 교계 인사의 공직 천거 등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권성동 의원은 전날 특검팀 출석 당시 취재진에게 "특검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저는 결백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하다"고 밝힌 바 있어 혐의에 대한 강한 부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권 의원은 2023년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과 함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했으며, 2018년 강원랜드 채용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을 때도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영장 심사를 받는 등 일관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특검법에 근거해 출범한 특검팀은 법무부의 지휘를 받지 않는 만큼, 현행 국회법상 체포동의 절차가 그대로 지켜질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향후 정치권과 사법부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