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8일 다섯 번째 대면조사를 6시간여 만에 종료했으며, 조사 내용을 토대로 내일(29일) 오전 중 김건희 여사를 구속기소 할 방침을 밝혔다.
특검의 이 같은 속도전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대다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해온 김 여사의 태도와 맞물려,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28일 오전 9시 28분경 법무부 호송차에 탑승한 채 종로구 케이티(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14분부터 시작된 조사는 오후 3시 24분경 종료되었으며, 김 여사는 조서를 열람한 후 오후 4시 42분경 퇴실하여 서울남부구치소행 호송차에 탑승했다.
조사 시작 후 6시간 28분 만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날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 여사는 대부분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구속 이후 14일, 18일, 21일, 25일에도 연달아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받았지만, 대체로 진술을 거부하며 특검 수사에 대한 불신을 표출해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까지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공소장을 작성해 29일 오전 중 김 여사를 구속기소 할 방침을 굳혔다.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관련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 목걸이 등을 포함한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때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그리고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도 포함되어 있다.
특검팀은 기소 하루 전날인 이날 '나토 목걸이' 및 고가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만큼, 관련 혐의를 공소장에 추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동시에 기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특검이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며 전직 대통령에게까지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