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열차사고 '사고 지점'
지난 8월 20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전날 발생한 열차 사고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 감식팀이 침목에 '사고 지점'이라고 적힌 장소를 조사하고 있다. 전날 이곳에서는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경부선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사면 점검 작업자 7명을 충격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수사 당국은 18일 기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orea Railroad Corporation) 본사와 대구본부, 하청업체를 압수수색하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며 사고 원인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코레일은 사고 이후 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북경찰청 열차 사고 수사전담팀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1일 코레일 본사와 대구본부, 하청업체를 압수수색해 철로 사면 점검 작업 관련 내부 자료와 관련자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코레일과 하청업체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 입건했으며, 사고로 다친 작업자 5명, 포함 작업 감독을 맡은 코레일 직원에 대한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노동청은 한문희 전 코레일 사장과 하청업체 대표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나, 아직 피의자 소환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과 현장 감식 결과를 교환해야 해 수사 결과 도출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청도 열차사고 직전 작업자 이동 모습 담긴 CCTV
지난 8월19일 오전 10시 45분께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작업자들이 이동하는 모습. 해당 장면이 촬영된 직후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사진=연합뉴스
사고 당시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는 선로 근처에서 사면 점검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충격했다.
사망한 2명은 당초 작업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대체 투입됐다.
하청업체는 집중호우로 인한 사면 점검이라는 추가 작업으로 급히 투입됐으며, 코레일의 제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작업자들은 작업 예정지에서 10미터(m) 거리의 선로 출입문 대신 수백미터(m) 떨어진 출입문을 통해 진입해 이동 중 사고를 당했다.
코레일은 사고 이후 안전 점검을 강화했다.
철도 업계 종사자는 “안전 교육이 늘었고, 작업 전 인원 점검과 선로 출입문 현황 확인이 철저해졌다”며 “작업 계획 승인 절차도 엄격해졌다”고 전했다.
코레일은 작업자가 참여하는 수시 위험성 평가를 통해 상례 작업(열차 운행 중 선로 유지보수)의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외부 전문기관에 작업환경·제도 분석을 의뢰했다.
또한 하청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지능형 폐쇄회로티비(CCTV, Closed-Circuit Television)와 출입문 원격통제 시스템 확대를 논의했다.
대구노동청의 작업 중지 명령으로 코레일 대구본부 관내 선로 유지보수 및 점검 작업은 전면 중지됐다.
대상 구간은 경부선(신암신거), 경부고속선(김천구미경주), 대구선(가천영천), 동해선(외동고래불), 중앙선(모량북영천) 등 총 454킬로미터(km)다.
코레일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해당 구간 열차 속도를 시속 60킬로미터(km/h) 이하로 제한하며, 하루 평균 140편의 열차가 10~20분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승객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상례 작업 금지가 근본 대책”이라며 “코레일의 사후 대책이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으려면 인력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직후 한문희 당시 코레일 사장은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