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의 하마스 조직원들.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 핵심인 무장해제와 인질 석방에 대해 내부적으로 심각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아랍 중재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무장해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상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 주도 제안으로, 즉각 휴전과 인질 교환을 골자로 하며 하마스의 무장 포기와 가자 거버넌스 역할 상실을 요구한다.

하마스의 내부 갈등은 수석 협상가 칼릴 알하이야와 정치국 간부들 사이에서 트럼프 구상을 수용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정치국의 영향력은 가자지구 기반 군사 조직에 제한적이다.

가자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 지도자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로켓 등 공격 무기는 포기할 수 있으나 소총 등 소형 무기는 유지하길 원하는 입장이다.

가자 하마스 내부에서는 무장해제 요구를 항복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아 지도부 합의 시 전투원들의 지시 거부나 무기 반납 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하마스 전투원들이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으로 이탈할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가자지구를 폭격하는 이스라엘군.사진=연합뉴스


인질 석방 조건을 둘러싼 이견도 지속된다.

트럼프 구상은 72시간 내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요구하나, 하마스 가자 지도부는 이스라엘군의 재공격 우려로 불신을 드러낸다.

아랍 중재국 관계자들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이스라엘군 철수 일정과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한 즉각 중재 협상 준비를 언급하며 추가 조건을 암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성명이 내부 이견 조정을 위한 시간 벌기 전략으로 분석한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하마스 성명을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거부로 평가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하마스가 무장해제와 무조건 인질 석방을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주저할 전망이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은 하마스가 항쟁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며, 지휘 체계 붕괴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그룹의 독립 게릴라전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 갈등은 트럼프 구상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