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하는 박준태 의원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이 국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 교체 과정에 김 부속실장의 개입 의혹과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를 소재로 여야 간 충돌이 격화됐으며, 증인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의 증언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김 부속실장의 경기동부연합 연계와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하며 국감 출석을 요구했다.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박 교수에게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 교체를 김 부속실장이 챙겼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이 전 부지사의 공범 관계가 문제 된 사건에서 최측근이 변호인을 질책한 것은 증거인멸"이라며 "김현지 부속실장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용 증인은 "설주완 변호사가 갑자기 출석하지 않아 조사가 중단됐고, 이 전 부지사가 절박하게 요청했으나 설 변호사는 김 부속실장에게 모욕당한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은 "김 부속실장이 변호사를 혼내고 교체한 장본인"이라고 가세했다.
법사위 국감서 지나치는 박상용-이화영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발언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김 부속실장의 경기동부연합 연계도 쟁점화했다.
나경원 의원은 "종북정당 통합진보당 핵심 세력인 경기동부연합과의 관련성이 밝혀졌다"고 주장했으며, 박정훈 의원은 판결문을 근거로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2010년 선거법 위반에 김 부속실장이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공모 혐의로 2025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재판이 중단됐다.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주장을 근거 없는 흠집 내기라고 반박했다.
김기표 의원은 "이재명 대표 시절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도 믿기 어렵고, 모략에 생죄를 뒤집어쓰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하다"며 "국민의힘이 영부인을 건드리지 못해 김현지 전 보좌관을 악마화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성윤 의원은 "국민의힘은 내란당"이라며 "3년간 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마디 못 한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의원은 경기동부연합 연계설을 "촌스럽다"고 비꼬며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종북 차관 아니시죠?"라고 되물었다.
답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공판에서 공개된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CCTV 영상을 화두로 삼아 반격했다.
박균택 의원은 "한 전 총리가 우두머리에게 끌려가는 게 아니라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드러났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웃으며 담소하는 장면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영상을 재생하며 "사법부가 한덕수 구속영장을 기각시켰고, 오늘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영장도 기각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CTV 영상은 지난 2024년 12월 3일부터 4일까지 32시간 분량 중 일부가 13일 재판에서 공개됐으며, 한 전 총리가 문건을 챙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성윤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내란당 국민의힘을 해산시켜달라"며 "통진당은 내란음모만으로 1년 만에 해산됐는데 국민의힘은 실행하고 잔당과 함께한다"고 요구했다.
국감은 고성이 이어졌으며, 박지원 의원의 질의 중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말을 섞자 박 의원이 "조용히 해"라고 반말하자 신 의원이 "왜 반말하세요"라고 응수, 박 의원이 "나도 초선이다"라고 받아쳤다.
여야 공방은 이화영 사건 진술 번복 배경과 검찰의 연어·술 파티 회유 의혹으로도 확산됐다.
이번 국감은 김 부속실장 출석 여부와 비상계엄 관련 재판 증거 공개로 여야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진행됐으며, 후속 증인 채택과 법무부 감찰 결과에 따라 추가 쟁점이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