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공무원 변호사 기자회견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 A씨의 변호사인 박경호 국민의힘 대전 대덕 당협위원장이 14일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중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해 특검 조사를 받았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후 사망한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변호인이 특검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할 계획을 14일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는 특검팀이 작성한 신문조서에 허위 내용이 담겼다며 특검의 수사 방식에 중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박경호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설치된 A씨의 추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는 특검팀에 A씨의 피의자 신문 조서 열람 및 복사를 신청했다고 전하며, 조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위법한 수사를 진행한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가혹행위 등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특검 앞 양평 공무원 분향소
지난 1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KT웨스트빌딩 앞 인도에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받다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이 분향소는 전날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평당원협의회 관계자들이 설치했다.사진=연합뉴스
박 변호사는 A씨가 생전에 특검팀이 작성한 신문조서에 허위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양평군수로부터 내선 전화로 "잘 봐줘, 잘 처리해달라"는 연락이 온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압박감으로 인해 "네"라고 답변했으며, 이 허위 진술이 신문조서에 그대로 기재되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심리적 고통으로 조서 내용을 정정해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고 박 변호사에게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양평군수가 "시행사 서류가 오면 그대로 해주라"고 지시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실제 조사에서 이러한 문답 자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네"라고 답변한 내용이 조서에 기재되어 있다고 박 변호사는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정황을 "명백한 조서 조작"으로 규정하며, "결국 당시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김 여사 일가 회사에) 개발부담금을 부당하게 면제해줬다는 답을 정해놓고 수사하는 것"이라고 특검팀의 수사 의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이러한 박 변호사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A씨가 지난 2일 피의자 소환조사 당시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신문조서와 실제 조사 내용을 직접 비교·검수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A씨를 조사한 특검팀 수사관들은 신문 내용 그대로 조서를 작성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하여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후, 지난 10월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생전에 남긴 자필 메모에는 조사에 대한 심리적 고충과 함께 당시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라는 특검의 회유가 있었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 등 일각에서는 수사기관이 원하는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강압적이고 위법한 수사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건희 특검 앞 양평 공무원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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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KT웨스트빌딩 앞 인도에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받다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이 분향소는 전날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평당원협의회 관계자들이 설치했다.사진=연합뉴스
특검팀은 전날 A씨 사망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수사 방식 전반을 재점검하고 감찰에 준하는 진상 조사를 통해 진술 강요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강압 수사 또는 진술 강요나 회유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특검팀의 공식 입장이다.
박경호 변호사는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 등을 역임하며 특별수사 및 기획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검사 출신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인물로 지난해 총선에 출마한 이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