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나누는 트럼프·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저녁(베이징 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의 이번 통화는 지난 10월 30일 한국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약 1개월 만의 직접적인 대화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통화에서 "지난달 우리는 부산에서 성공적인 회담을 통해 여러 중요 합의를 이뤘으며, 미중 관계라는 거대한 배가 안정적으로 전진하도록 동력을 불어넣어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부산 회담 이후 미중 관계는 총체적으로 안정 및 호전되었고, 양국은 물론 국제 사회의 환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또한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롭고(合則兩利) 다투면 모두가 손해(鬪則俱傷)라는 것은 실천을 통해 반복 증명된 상식"이라며, 양국이 이러한 추세를 유지하고 올바른 방향을 견지해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문제점은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설명하며 "(중국으로의) 대만 복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일찍이 어깨를 걸고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맞서 싸웠으며, 현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더욱 잘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부산 회담이 "매우 유쾌했다"며 "시진핑 주석은 위대한 지도자이며, 양국 관계에 대한 그의 견해에 완전히 찬성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양국은 부산 회담의 중요 합의들을 전면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며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핵심 이익 중의 핵심'으로 간주하며 미중 회담에서 빈번하게 논의되는 의제이다.

지난 부산 정상회담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통화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방어 의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했던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대만 방어 여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관영 매체가 두 정상의 대만 문제 언급 내용을 보도한 것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이 격렬히 반응하는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일본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대통령으로부터 대만 문제에 적극 개입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끌어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화통신은 이와 함께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각 당사자가 이견을 계속 줄여나가고, 공정하고 항구적이며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이 조기에 체결되어 이번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이 통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Peace Framework)'를 마련했다고 발표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논의 내용을 시 주석에게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