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이순재 빈소
배우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연합뉴스

'국민 배우' 이순재는 오늘(25일) 91세의 나이로 별세했으며, 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고인의 영정사진 속 온화한 미소는 대한민국 연예계와 대중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겨주었다.

이날 빈소에는 작품을 함께했던 동료 배우들과 방송인, 정관계 인사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며 애도를 표했다.

생전 이순재와 예능 '꽃보다 할배'에 출연했던 배우 백일섭은 빈소에서 "우리끼리 95세까지 연기하자고 했는데,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며 깊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55년 동안 드라마를 함께하며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배우 장용은 이순재를 "아버지처럼, 형님처럼 늘 가까이 지냈던 분"으로 회상하며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이 행복하다고 늘 말씀하셨던 분으로, 후배들에게 멘토이자 로망이었다"고 기렸다.

오랫동안 연극에서 부부 역할을 맡았던 배우 손숙은 "순재 오라버니, 곧 만나요. 거기 가서 또 연극해요"라는 말로 고인을 추모했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수상한 배우 이순재.사진=연합뉴스


고인과 많은 작품을 함께했던 후배 배우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을 함께 받았던 배우 최수종은 이순재를 "살아 있는 역사이자 참 증인"이라고 칭하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냐"며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영화 '대가족'에 고인과 함께 출연했던 이승기는 이순재가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주고, 영화 출연 제의에 "승기가 하는 거면 꼭 해야지"라고 말했다며 각별한 인연을 밝혔다.

이승기는 "마지막까지 열심히 연기했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며 올해 초 병문안 당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해 주었던 이순재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전했다.

드라마 '야인시대', '장희빈' 등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학철은 "늘 격려해주시고 버팀목이 돼 주셨던 이순재 선생님, 편히 쉬시라"며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멋진 연극을 함께 해보자"며 울먹였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함께 출연했던 개그맨 정준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에 "황망한 마음에 마음이 편치 않다"며 "곧 찾아뵈려 했는데 비보를 접해 괴로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이순재 빈소
배우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연합뉴스


원로 배우 김성환은 빈소가 채 준비되기도 전에 찾아와 이순재를 "탤런트뿐만 아니라 연예계에서 제일 큰 어른"이라고 언급하며 "그렇게 바르고 정직하게 사시고, 일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정말 큰 별이었다"고 추모했다.

배우 최현욱도 "새벽에 별세 소식을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고인을 한 번 뵙고 싶었다고 전했다.

'꽃보다 할배' 동료 배우 박근형, 이서진과 나영석 피디(PD, Producer),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정보석, 최다니엘, 서신애, 진지희 등 많은 연예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유동근, 김영철, 최지우, 정준호, 유준상, 소유진, 김광규 등 후배 배우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이순재 빈소

배우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연합뉴스


이순재 성대모사로 유명한 코미디언 최병서는 "성대모사를 할 때마다 너무 좋아해 주시던 선생님 모습이 떠오른다"며, 이순재를 "연예계의 큰 스승"이자 "문화예술계의 큰 별"로 표현하며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전유성 선배를 보낸 지 얼마 안 됐는데 두 거장이 한꺼번에 떠나시니 집에 어르신이 돌아가신 듯 한구석이 휑하다"며 "대중문화 예술인의 위상을 높이신 분"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가수 이용은 고인과 드라마 '엄마의 일기'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일화를 전하며 "아들 왔습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박경림은 이순재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문화예술인의 모습을 보여준 분"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원로 배우 이순재 별세, 추모 공간 마련한 KBS
25일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온 배우 이순재가 별세했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 시청자광장에 추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KBS는 누구나 와서 추모의 뜻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사진=연합뉴스


빈소에는 연예계 동료들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온 국민이 저와 함께 이 진정한 연기인, 진정한 국민 배우를 보내드리는 길에 함께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고인을 기렸다.

고인이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순재가 "정치를 하면서도 여야를 불문하고 의원들을 자주 만나며 부드럽게 지냈다"고 회고했다.

이 이사장은 "세상의 일은 잊어버리시고 저세상에서 좋은 연기자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수의를 준비 중인 박술녀한복 박술녀 원장은 5~6년 전 이순재가 자신의 한복을 입었던 인연으로 유족들과 논의해 수의를 준비하게 되었고, 발인식 때 고인에게 입혀 보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순재에게 공로를 인정하여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이날 KBS 본관과 별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오는 30일까지 누구나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7일 발인식에 맞춰 KBS 별관에서 별도의 영결식을 치르는 방안을 유족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