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서 회동한 미국과 우크라 대표단.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대표단과의 종전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평가하면서도, 최종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크림반도 플랫폼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미국과의 조율 과정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들을 협상 내용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과 중 하나로 "전부 대 전부 원칙에 따라 모든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의 완전한 석방, 그리고 러시아에 의해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완전한 귀환"을 꼽았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는 중요한 단계일 뿐이며,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과 계속 협력하여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고 약화하지 않는 타협점을 모색할 것"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가 '중대한 순간'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엑스(X, 구 트위터)에 올린 별도 게시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네바 협상 대표단이 귀국 중임을 알리며 "오늘 저녁 회담 진전 상황과 파트너들의 주요 강조점에 대한 종합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며, 필요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여전히 영토 문제 등과 관련한 '레드라인(Red Line)'을 강하게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루슬란 스테판추크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은 이날 크림반도 플랫폼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점령 영토의 공식 인정, 우크라이나 병력 규모 제한, 우크라이나의 미래 동맹에 대한 제약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안의 핵심 내용과 상반되는 것이다.

스테판추크 의장은 또한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가입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고 모든 평화 계획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드 스웨덴 외무장관 또한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우크라이나 국경이 무력으로 변경되어서는 안 되며,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유발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군 제한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입장을 지지했다.

크림반도 플랫폼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점령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체로, 우크라이나가 주도하는 국제 외교 및 안보 회의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전날 제네바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8개 항을 기초로 장시간 종전안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업데이트되고 정교화된 평화 프레임워크(Peace Framework)"를 작성했으며, "이번 협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번 회동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어떠한 합의도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온전히 보장하고 지속 가능하며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고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