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윤석화 빈소
배우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연합뉴스

'1세대 연극 스타'로 불리던 배우 고(故) 윤석화 씨가 뇌종양 투병 끝에 2025년 12월 19일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연극계와 문화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인은 지난 2022년 연극 '햄릿' 출연 이후 투병을 시작했으며, 항암 치료 대신 자연치료를 선택하며 병마와 싸워왔다.

故 윤석화 빈소 찾은 손진책 연출가.사진=연합뉴스


연극 '햄릿'의 손진책 연출가는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이 '햄릿' 공연 당시 가끔 피곤함을 호소했는데, 그것이 병의 시작일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손 연출가는 "연극계 최초의 스타였는데, 재능을 다 펼치지 못하고 보내게 되어 안타깝다"며 "본인도 아쉽겠지만, 저희도 아쉽기에 곧 만나 좋은 작품을 할 것 같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손 연출가의 부인이자 고인과 민중극단에서 활동했던 김성녀 배우는 "고인이 이루지 못한 것들을 저희가 대신 이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착잡하다"며 "먼저 (하늘로) 가서 연극단체를 만들어 놓으면 저희가 나중에 따라가서 함께 거기서 연극을 하고 싶다"고 애도하는 뜻을 전했다.

연극 '햄릿'에 출연하는 배우 유인촌
배우 유인촌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햄릿'에 함께 출연했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 전 장관은 "연극계를 위해 한참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때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며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윤석화 씨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병상에서 털고 일어나면 작품을 꼭 같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기에 빨리 회복하여 좋은 작품을 함께하자고 약속했었다"면서 "이제 제약이 없는 곳에 가서 좋은 작품을 많이 꿈꾸시길 바란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방문하여 "연극계의 큰 기둥이셨던 윤석화 선생님은 무대 위에서 가장 뜨거웠던 분이었다"며 "투병 중에도 무대를 향한 그리움을 놓지 않으셨는데, 이렇게 일찍 떠나신 데 대해 애통하고 마음이 먹먹하다"고 전했다.

최 장관은 고인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1세대 연극 스타' 배우 윤석화 뇌종양 투병 중 별세
'1세대 연극 스타'인 배우 윤석화가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해 온 윤석화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출연하며 연극계 인기를 이끌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0월 19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아카이브 '자화상I'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고인의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생전 고인과 절친했던 배우 박정자 씨는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또한 장례식장 내부에는 고인이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과 투병 중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던 동료들의 응원을 담은 1시간2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85년부터 윤석화 씨 주연 연극 제작에 참여했던 이종일 전 민중극단 대표가 제작했다.

이 대표는 "고인이 무대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우로 기억되기를 희망했다"며 "그분의 열정과 헌신은 따라가기 힘들었던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배우 손숙, 강석우,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 가수 유열,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양성원 연세대 음대 교수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고인과 깊은 친분을 유지했던 가수 유열 씨는 "1986년 대학가요제로 데뷔하자마자 선생님의 초대로 여러 공연을 봤다"며, 2년 전 자신이 아팠을 때 찾아와 줄 정도로 따뜻한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가수 이문세, 배우 고두심, 최정원, 남경주, 송승환 등은 화환을 보내 추모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발인은 2025년 12월 21일 오전 9시로 예정되었다.

이후 오전 10시에는 고인이 설립했던 소극장 정미소가 있었던 대학로 한예극장에서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주관으로 약 20분간 노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에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