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시위 모습 추정 영상 캡처
지난 9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의 캡처. (UGC via AP)사진=연합뉴스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수백 명이 사망한 유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전면 차단해 현장 상황 확인이 극도로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활동가들이 위성통신 스타링크를 통해 영상과 사진을 가까스로 해외에 전달했으나, 당국이 GPS 신호를 교란하면서 이조차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활동하던 28세 여성 기자 마흐사가 8일 통화 중 “당국이 밴과 오토바이를 타고 시위 군중을 공격하고 있다. 속도를 늦추고 사람들의 얼굴을 고의로 조준 사격하는 것을 봤다. 거리에 피가 가득하고, 엄청난 사망자가 나올 것 같아 두렵다”고 말한 직후 통신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테헤란 시위 참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몽둥이로 구타당하고 실탄 사격을 받았다”며 “저격수들이 동원돼 수백 구 시신을 봤다”는 등의 증언을 전했다.

특히 테헤란 타지리시 아르그 쇼핑센터 인근 시위 현장에서 저격수에 의한 총격이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병원 복도와 카리자크 지구 대형 의약품 창고 바깥에 시신 자루로 보이는 물체 수백 개가 쌓여 있는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사망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시신 얼굴을 덮은 덮개를 들어 올리는 장면과 여성들의 통곡 소리가 담겼다.

이란 관영매체는 9일 친정부 시위와 평온한 일상 장면을 방송하며 시위를 축소 보도했으나,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병원 사진은 이를 뒤집는 증거로 작용했다.

관영매체는 시신 자루 안에 든 것이 시위대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의 시신이라며, 부검 결과 총상이 아닌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전역 반정부시위 규모

이란의 경제난 항의 시위가 2주 넘게 격화하면서 사상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폭력 시위를 엄단하겠다며 시위대를 압박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란에 개입할 가능성을 검토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방 매체들은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즉각적인 진위 확인이 불가능한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간헐적 증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테헤란 시위 참가자로 추정되는 한 사람은 “큰 어려움 속에서도 수천 명이 온라인 접속에 성공해 뉴스를 전할 수 있게 도왔다. 우리는 혁명을 위해 일어섰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란 당국은 현재까지 사망자 규모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으며, 시위 진압 과정에서의 유혈 사태에 대한 책임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