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미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유럽 다자 정상회담.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국과 유럽의 동맹 관계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주미 중국대사를 지낸 추이톈카이 전 대사가 "미국과 유럽은 언제나 이익공동체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동맹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중국매체 베이징일보를 통해 전날 베이징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주최 '트럼프 2.0 시대의 미국과 동맹관계' 주제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추이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고,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 의지를 밝히며 군사 행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 건국 초기 양자 관계가 깨뜨리기 어려운 '철판 덩어리'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며 "양측이 언제나 이익공동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5대 대통령인 제임스 먼로가 주창한 '먼로주의'가 유럽 국가의 아메리카 대륙 간섭을 반대한 것인 만큼 유럽을 겨냥했다는 설명과 함께, 최근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이 '먼로 독트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널드)'을 합쳐 '돈로주의'로 불리고 있음을 언급했다.

추이 전 대사는 나토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나토를 "냉전 시기 양대 군사그룹의 대치에서 기원한 것"으로 규정하며, "소련 해체 이후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나토도 존재 이유가 없지만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최근 2년간 나토가 또 강대국 경쟁의 논리로 회귀해 러시아를 적으로 삼았다"며 "미국·유럽 동맹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이미 세계적인 발전 조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들 자신의 진정한 장기적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현재 세계가 직면한 문제는 군사 동맹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이러한 동맹은 필연적으로 내부 모순과 이견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추이 전 대사는 최근 나토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 군함을 보내며 아시아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들 동맹이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이긴 적이 없다"며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등을 그 예로 들었다.

과거에도 "나토가 정말 아시아에 손을 뻗치려 할 경우 몰락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그의 발언은 이번 포럼에서도 재차 확인되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와 중국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보는 것은 오판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에 그린란드를 빼앗길 경우 유럽이 미국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역시 반드시 정확한 건 아니다. 유럽의 진정한 최대 안보 위협은 '마음 속 악마'"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에 여전히 안보 관념이 19세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보를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관련해서는 "베네수엘라와 대만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바뀌든 중국은 (통일이라는)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