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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측면에서의 동성애

지금까지 동성애의 종교적, 의학적, 정치적 문제를 살펴보았다. 지금부터는 동성애가 가진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여서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윤리적 문제까지 알게 된다면 동성애에 대해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지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1) 실천이성의 원칙은 행복의 열쇠

살아있는 뇌는 의식을 갖고 있다. 의식 속에는 최초이자 가장 기본적인 시공간 지각, 청각, 시각, 촉각, 미각, 후각 같은 지각이 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이성이 있으며, 이성 속에는 사고의 원칙인 도덕, 행동의 원칙인 윤리가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은 선천적이며, 후천적으로 교육과 공부를 통해 지성이 생기고, 좋은 행동을 반복해서 미덕이 생기고, 나쁜 행동을 반복해서 악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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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천을 하지 않고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누구나 실천코자 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아무리 도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실천을 하지 않으면 도덕군자라 할 수 없으며, 행복을 아무리 바라도 좋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무엇인가를 실현하고자 할 때 그것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을 칸트는 ‘실천이성’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실천이성이 바로 윤리인데 이것에는 보편성과 필연성의 원칙이 있다. 다시 말해서 윤리는 언제 누구에게나 타당해야 하는 보편성이 있어야 하고, 무조건적으로 타당해야 하는 필연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 자식은 건강하고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라는 것은 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까마득한 고대인부터 현대인까지 누구에게나 타당하고, 또 무조건적으로 타당한 필연성을 갖고 있다. 이렇게 윤리가 보편성과 필연성을 갖는 것은 그것이 인간 본성과 맞기 때문이다.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칸트는 "우리는 소질(Anlage)을 그의 목적과 관련해서, 인간을 규정하는 요소들로서 세 가지 부류로 적절히 분류할 수 있다.
1. 생물로서 인간의 동물성의 소질(Die Anlage für die Tierheit)
2. 생물이면서 동시에 이성적 존재자인 인간의 인간성(Menschheit)의 소질
3. 이성적이며 동시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서 인간의 인격성(Persönlichkeit)의 소질" (Rel., Ⅵ26.)
먼저, '동물성의 소질'은 말 그대로 동물적 욕구를 지니고 있는 인간의 본성을 의미합니다. 동물성의 소질은 다시 셋으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자기 보존의 소질(Erhaltung seiner selbst)', 둘째는 '성 충동' 및 성적 교섭에서 태어나는 것을 보존하려는 '종족 번식의 소질(Fortpflanzung seiner Art)', 셋째는 다른 인간들과 공동생활을 하는 소질, 즉 '사회에 대한 충동(der Trieb zur Gesellschaft)'입니다(Rel., Ⅵ26.). (글. 사진=뉴스앤조이 캡처)


칸트는 이러한 원칙을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정식화하였다.

‘너의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동하라.’

암컷과 수컷의 짝짓기는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하다. 그러나 수컷과 수컷의 짝짓기는 그렇지 못하다. 왜냐면 그것은 마치 ‘둥근 사각형’이란 말처럼 생각 속에서조차 성립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보편적 법칙으로 타당하다면 세상이 존재하겠는가?

행복은 활동의 결과인 동시에 활동 자체이다. 이성이 있더라도 활동할 수 없거나, 활동할 수 있더라도 이성이 없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이성적이며 활동할 수 있는 존재라면 의식 속에 선험적으로 실천 원칙들을 갖고 있으며 이 원칙에 따라 활동해야만 삶의 궁극적 목표, 좋은 것 중에 가장 좋은 것, 누구나 바람직하게 여기는 행복을 얻을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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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즐거움을 이겨야 미덕이 생긴다.

육체적 쾌락을 멀리하면서도 그것을 자신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절제 있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짜증이 나고 부담스럽다면 절제 없는 사람이다. 도덕적 미덕은 즐거움과 고통이 관련되어 있다. 나쁜 일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하지만, 올바른 일을 멀리하는 것은 그 일에 즐거움이 없고 고통과 어려움이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서다. 플라톤이 말한 것처럼 부모는 자식을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도록 하고, 거기서 오는 고통을 견뎌내도록 가르쳐야 한다.

한 아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추구하지 말아야 할 즐거움을 추구하거나, 피하지 말아야 할 고통을 피하거나, 시기와 장소에 관련해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그렇게 하거나, 해서는 안 될 방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은 이와 반대로 하기 때문이다.

사진=GMW연합 캡처


결국 어떤 사람이 잘되고 못 되는 것은 그가 즐거움과 고통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쓴 것보다 단 것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것처럼, 고통과 싸우기는 쉬워도 즐거움과 싸우는 것은 어렵다. 더 어려운 일을 해내는 것, 이기기 힘든 것을 이기는 것, 극복하기 어려운 것을 극복하는 것이 항시 더 훌륭한 법이다. 그래서 즐거움을 이겨내는 사람이 더 훌륭하며 이것이 쌓여 미덕이 되는 것이다.

(7편은 8월21일)

오순영 칼럼리스트 / 가정의학과 전문의